성공을 좇는 대가는 어디까지일까?
페인 허슬러는 플로리다의 화려한 햇빛과 어두운 뒷골목에서 시작된다. 싱글맘 리자 드레이크는 딸을 위해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녀를 끝없이 몰아붙인다. 우연히 만난 제약회사 영업사원 피트 브레너는 손쉽게 돈을 벌 기회를 제안하며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리자는 그 손을 잡고, 곧 성공의 사다리를 오른다. 하지만 그 사다리의 끝에는 부와 함께 양심의 무게가 기다리고 있다. 데이비드 예이츠는 이 이야기를 유쾌한 리듬과 날카로운 현실감으로 엮으며, 욕망과 책임 사이의 갈등을 들여다본다. 성공을 좇는 대가는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그 길에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페인 허슬러 줄거리
페인 허슬러는 2023년 개봉한 범죄 드라마다. 리자 드레이크(에밀리 블런트)는 고등학교 중퇴자로, 플로리다에서 딸 피비(클로이 콜먼)와 함께 힘겹게 살아간다. 그녀는 언니 집 차고에 얹혀살며 낮에는 스트립 클럽에서 춤을 춘다. 그러던 중 손님으로 온 피트 브레너(크리스 에반스)를 만나 제약회사 잔나(Zanna)에서 일할 기회를 얻는다. 잔나는 암 환자용 진통제 ‘로나펜’을 판매하지만,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리자는 이력서를 조작해 입사하고, 피트의 지도 아래 영업에 뛰어든다. 그녀는 매력과 끈기로 의사들을 설득하며 판매 실적을 올린다.
리자의 첫 성공은 소규모 진료소 의사 라디엘(오번 와이즈)을 로나펜 처방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의사에게는 리베이트, 회사에는 수익, 리자에게는 보너스가 돌아온다. 그녀는 곧 전국 영업 책임자로 승진하고, 피비를 고급 사립학교에 보낼 만큼 돈을 번다. 잔나는 급성장하며 화려한 사무실로 옮기고, 사장 잭 닐(앤디 가르시아)의 괴짜스러운 리더십 아래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하지만 회사가 로나펜을 암 환자뿐 아니라 모든 통증에 처방하도록 밀어붙이면서 균열이 생긴다. 리자는 이에 반대하지만, 닐은 그녀를 무시하고, 피비의 간질 치료비를 위해 돈이 절실한 리자는 계속 일한다.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리자가 과거 친구가 로나펜 중독으로 망가진 모습을 목격하는 장면이다. 그녀는 회사의 약이 사람들을 파괴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한편, 피비는 발작으로 뇌 수술이 필요해지고, 리자는 주식으로 대출을 받으려 하지만 거절당한다. 회사의 불법 행각이 드러나며 연방 수사가 시작되고, 리자는 내부고발자로 나선다. 법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선택을 인정하며 징역을 감수한다. 피트와 닐은 더 무거운 처벌을 받고, 리자는 출소 후 피비와 새 출발을 준비한다. 영화는 그녀가 조용히 딸을 안으며 끝난다. 돈과 가족을 지키려던 그녀의 여정은 결국 양심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
영화 의미와 평가
페인 허슬러는 욕망과 도덕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인간을 그린다. 제목 “Pain Hustlers”는 통증을 다루는 약과 그 뒤의 장사꾼들을 뜻하며, 리자의 여정이 성공의 달콤함과 죄책감의 쓴맛을 동시에 보여준다. 영화는 유쾌한 분위기로 시작해 점차 무거워지며 “어디까지가 용납될까?”를 묻는다. 데이비드 예이츠는 화려한 영상과 빠른 편집으로 제약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한다.
2023년 토론토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극장 개봉 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로튼 토마토 23%로 비평은 부정적이었지만, 관객 평점은 66%로 나쁘지 않았다. 제작비 5000만 달러로 7000만 스트리밍 시청을 기록하며 흥행은 준수했다.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에밀리 블런트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비평가들은 블런트의 연기를 호평했으나, 주제의 깊이가 얕고 결말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 영화는 오락성으로 승부하며, 현실의 무게를 가볍게 다룬다는 양면성을 가진다.

감독과 배우
데이비드 예이츠는 페인 허슬러로 제약 세계의 화려함과 비극을 대비시켰다. 그는 빠른 전개와 흑백 인터뷰 장면으로 이야기를 리드하며, 감정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담아낸다. 그의 연출은 현실과 풍자를 오가며 독특한 톤을 만든다.
에밀리 블런트는 리자로 영화의 심장을 쥐고 흔든다. 그녀는 야망에 불타는 영업사원에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어머니까지, 감정의 스펙트럼을 생생히 펼치며 캐릭터의 입체감을 완성한다. 특히 딸과의 장면에서 드러나는 연약함은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크리스 에반스는 피트로 경쾌한 매력과 냉소적인 속내를 동시에 보여준다. 그는 능글맞은 웃음 뒤에 숨은 이기심을 섬세히 표현하며, 리자와의 관계에 긴장과 유머를 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