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글쓰기는 평범한 삶을 어떻게 특별하게 만들까?
영화 줄리 & 줄리아는 프랑스 부엌의 따뜻한 풍경에서 문을 연다.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립)는 남편과 함께 파리에 도착해 요리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장면이 경쾌하게 펼쳐지고, 그러다 화면은 2000년대 뉴욕으로 넘어가며, 줄리 파월(에이미 아담스)이 답답한 일상 속에서 블로그를 시작하는 모습으로 전환된다. 두 여성의 이야기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교차하며 드러나는 한가지는 바로 요리와 글쓰기를 향한 열정이다. 영화는 두 시대의 평범한 여성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을 개척하는 여정을 통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열정은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 걸까?
줄리 & 줄리아 줄거리
줄리 & 줄리아는 실존 인물 줄리아 차일드와 그녀에게 영감을 받은 줄리 파월의 이야기를 엮은 실화 기반 드라마다. 영화는 두 타임라인으로 나뉜다. 1940~50년대, 외교관인 남편 폴(스탠리 투치)을 따라 프랑스로 간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립)는 무료한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먹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따라 당시 남성들만 있던 르꼬르동 블루 요리 학교에 입학한다. 요리에 흥미를 느낀 그녀는 남성들에게 지지 않으려 열심히 요리하며 실력을 쌓고, 프랑스 요리를 미국인에게 소개하려는 꿈을 키운다. 줄리아는 동료들과 <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을 집필하며 수많은 거절을 극복하고 1961년 책을 출간한다. 출판사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낙천적 성격과 끈기는 성공으로 이어진다. 이후 TV 요리 쇼에 출연하며, “Bon Appétit!”이라는 밝은 인사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이 장면은 그녀가 미국 가정에 요리의 즐거움을 전파하는 스타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2002년 뉴욕, 줄리 파월은 작가를 꿈꾸었지만 지금은 대학 동기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꿈만 갖고 사는 현실 공무원으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낸다. 반복되는 사무실 업무 속에서, 그녀는 줄리아의 요리책을 발견하고 365일 동안 524개 레시피를 요리하며 블로그에 기록하는 도전을 시작한다. 남편 에릭(크리스 메시나)은 이를 지지하지만, 블로그의 인기와 스트레스는 갈등을 낳는다. 줄리는 요리 실패와 감정 기복에 “줄리아가 나를 구원할 거야”라며 버틴다. 블로그는 뉴욕 타임스 기사로 이어지고, 결국 책 <Julie & Julia> 출간으로 결실을 맺는다.
두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직접 만나지 않아도 연결된다. 줄리아는 줄리의 블로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영화는 그녀의 TV 성공과 줄리의 출판으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줄리아의 부엌과 줄리의 아파트가 교차하며, 줄리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줄리아의 사진 앞에 버터 한 조각을 놓는데, 이 작은 제스처는 줄리아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는다. 마거릿 화이팅의 “Time After Time”이 흐르며, 영화 음악은 두 여성의 여정을 감미롭게 감싸 그들의 열정이 삶에 남긴 흔적을 부드럽게 되새기게 한다. 요리와 글쓰기는 그들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는 힘이였다.
영화 의미와 평가
줄리 & 줄리아는 실화를 기반으로, 요리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한 두 여성의 여정을 그린다. 실존 인물 줄리아 차일드는 프랑스 요리를 미국에 알린 선구자로, 그녀의 요리책 <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은 가정 요리의 혁신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그녀의 삶과 줄리 파월의 블로그 도전을 교차시키며, 열정이 어떻게 시대를 초월해 공명을 일으키는지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요리 이야기가 아니라, 꿈과 자기 표현에 대한 찬가다. 줄리아의 프랑스 요리 대중화와 줄리의 블로그 성공은 개인의 노력이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평단은 이 영화를 “따뜻하고 유쾌한 실화”라며 호평했다. 로튼토마토 77%, 메타크리틱 66점, 그리고 2010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메릴 스트립)에 오른 성적은 그 매력을 증명한다. 실존 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는 진정성을 더하고, 유머와 감동의 균형이 돋보인다. 이 영화는 실화에서 비롯된 인간적인 매력과 요리의 기쁨을 통해, 삶의 작은 도전이 큰 변화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작으로 남는다.
감독과 배우
감독 노라 에프론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 같은 로맨틱 코미디로 사랑받았지만, 줄리 & 줄리아에서 실화 기반의 따뜻한 드라마를 선보였다. 그녀는 줄리아 차일드의 자서전과 줄리 파월의 책 <Julie & Julia>를 각색하며, 요리 장면을 생동감 있게 담았다. 에프론 특유의 유머와 감성이 영화에 녹아 있으며, 영화 음악은 마지막 장면에서 두 여성의 여정을 감성적으로 마무리하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메릴 스트립은 줄리아 차일드 역으로 그녀의 독특한 목소리와 낙천성을 완벽히 재현하며 압도적 연기를 펼쳤다. 에이미 아담스는 줄리 파월 역으로 불안과 열정을 오가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스탠리 투치와 크리스 메시나는 각각 남편 역할로 조화로운 케미를 보여줬다. 이들의 연기는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주목받으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