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누구의 손에 달렸는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유럽을 가로지르는 호화 열차의 객실에서 펼쳐진다.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폭설로 갇힌 열차 안에서 기묘한 살인 사건을 마주한다. 이 이야기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고전 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진실과 도덕의 경계를 탐색한다.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겸한 이 영화는 화려한 시각과 긴장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푸아로의 날카로운 추리와 승객들의 숨겨진 비밀은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선다. 열차가 멈춘 설원 속에서, 정의란 무엇이며 누가 그것을 집행하는지 질문한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줄거리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2017년 개봉한 미스터리 영화로,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과 주연(에르퀼 푸아로)을 맡았다. 이야기는 1934년 예루살렘에서 시작된다. 명탐정 푸아로(케네스 브래너)는 성물 도난 사건을 해결한 뒤 휴식을 위해 이스탄불로 향한다. 그러나 영국에서 급한 의뢰가 들어오자, 그는 친구 부크(톰 베이트먼)의 도움으로 오리엔트 특급 열차에 오른다.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이 초호화 열차는 각양각색의 승객으로 가득하다.
열차에서 푸아로는 사업가 에드워드 라쳇(조니 뎁)을 만난다. 라쳇은 누군가 자신을 위협한다며 보호를 요청하지만, 푸아로는 그의 거만한 태도에 거절한다. 그날 밤, 폭설로 열차가 발칸반도에서 멈추고, 라쳇이 객실에서 칼에 찔린 시체로 발견된다. 열두 번의 자창이 난 그의 몸과 문이 잠긴 채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객실의 상태는 수수께끼를 더한다. 푸아로는 부크와 의사 콘스탄틴(레슬리 오덤 주니어)과 함께 수사에 나선다. 승객 13명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주장한다.
심문이 시작된다. 미망인 허바드 부인(미셸 파이퍼)은 방에 침입자가 있었다고 호들갑을 떤다. 가정교사 메리 데번햄(데이지 리들리)은 차분하지만 의뭉스럽고, 선교사 필라르(페넬로페 크루즈)는 신앙 뒤에 뭔가를 숨긴다. 공작부인 드라고미로프(주디 덴치)는 고고한 태도로 일관하고, 교수 하드먼(윌렘 대포)은 냉소적이다. 라쳇의 비서 맥퀸(조시 개드)은 불안해하며, 그의 변호사 마스터맨(데릭 재코비)은 침착하다. 승객들의 증언은 엇갈리고, 단서(찢어진 편지, 붉은 기모노, 파이프 클리너)는 혼란을 더한다.
푸아로는 라쳇의 진짜 정체를 알아낸다. 그는 과거 데이지 암스트롱을 납치해 살해한 존 카사티(사실 라쳇의 본명)였다. 이 사건으로 암스트롱 가문은 붕괴했고, 데이지의 어머니는 사산 후 죽었다. 찢어진 편지에서 이 진실이 드러나자, 푸아로는 승객들이 모두 암스트롱 가문과 연관 있음을 의심한다. 허바드 부인은 데이지의 외조모이고, 드라고미로프는 대모, 필라르는 유모였다. 메리는 가정교사, 하드먼은 형사, 맥퀸은 외삼촌이었다. 심지어 차장 미셸(마르완 켄자리)도 가문의 하인 출신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열차 밖 터널에서의 대면이다. 푸아로는 승객들을 설원에 세우고 진실을 드러낸다. 13명 모두 라쳇을 찔렀다. 각기 다른 동기로 복수를 계획한 그들은 열두 번의 칼질로 정의를 집행했다. 푸아로는 이 집단 살인을 두고 갈등한다. 그는 정의와 법 사이에서 고민하며, 결국 “살인자는 도망갔다”고 경찰에 거짓 보고한다. 승객들은 풀려나고, 푸아로는 다음 사건을 위해 열차를 떠난다. 영화는 눈 덮인 풍경과 함께 도덕의 모호함을 남긴다.
영화 의미와 평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정의와 복수의 경계를 탐구한다. 제목은 열차라는 밀실을 상징하며, 승객들의 집단적 분노가 사건의 핵심이다. 영화는 개인의 죄를 넘어 시스템의 실패를 묻는다. 라쳇의 악행은 법으로 처벌받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스스로 정의를 세웠다. 푸아로의 선택은 그의 완벽주의와 인간성을 흔들며, 관객에게 도덕적 질문을 던진다. 복수는 정당한가, 아니면 또 다른 죄인가? 이 모호함은 크리스티 원작의 철학적 깊이를 현대적 시각으로 확장하며, 정의가 법 너머에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설원 속 열차는 고립된 인간관계의 은유로, 각자의 진실이 얽히는 공간이 된다.
브래너는 고전 추리를 화려한 시각으로 재탄생시켰다. 2017년 제작비 5500만 달러로 3억5200만 달러를 벌었고, 로튼 토마토 60%를 기록했다. 비평가들은 연기와 영상미를 칭찬했다. 65mm 필름으로 찍힌 설원과 열차 내부는 압도적이며, 배우들의 호흡은 긴장감을 더한다. 그러나 원작 팬들은 심문 과정의 간소화와 감정적 깊이 부족을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화려한 미장센과 푸아로의 내면 갈등은 새로운 세대에게 크리스티의 세계를 소개한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추리의 재미와 철학적 여운을 동시에 남기는 작품이다.
감독과 배우
케네스 브래너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으로 추리와 드라마를 융합한다. 그는 과장된 콧수염의 푸아로를 통해 완벽주의와 인간적 갈등을 섬세히 그린다.
브래너의 푸아로는 냉철함과 따뜻함을 오가며 사건을 풀어낸다. 조니 뎁은 라쳇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미셸 파이퍼는 허바드 부인으로 감정의 층을 더한다. 주디 덴치, 페넬로페 크루즈, 윌렘 대포 등 조연들도 각자의 색깔로 이야기를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