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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박스 (Bird Box, 2018) - 눈을 감고 맞서는 공포

by My better life 2025. 3. 31.

보이지 않는 위협

버드박스는 2018년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릴러로, 수잔 비에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산드라 블록이 주연을 맡아 눈을 뜨면 죽음에 이르는 미지의 존재로부터 두 아이와 자신을 지키려는 어머니 말로리를 연기한다. 영화는 시각을 차단해야 살아남는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관객에게 보이지 않는 공포를 상상하게 만든다. 조시 맬러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생존과 모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산드라 블록의 강렬한 연기가 이야기를 이끈다.

버드박스 포스터

버드박스 줄거리

영화는 말로리(산드라 블록)가 두 아이—보이와 걸—에게 눈을 감고 절대 뜨지 말라고 다그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들은 눈가리개를 하고 배를 타고 위험천만한 강을 내려간다. 이야기는 5년 전으로 돌아가며, 말로리가 임신 중이던 시절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화가로, 출산을 앞두고 있지만 모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 어느 날, 여동생 제시카(사라 폴슨)와 병원에 가던 중, 세상이 혼란에 빠진다. 사람들이 갑자기 눈이 변하며 자살 충동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도로에서 제시카가 이상 행동을 보이며 차와 충돌해 죽고, 말로리는 낯선 집으로 피신한다.

 

그 집에는 더글러스(존 말코비치), 올림피아, 톰(트레반테 로즈) 등 다양한 생존자들이 모인다. 창밖을 보면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말로리는 눈을 가리고 살아야 하는 현실에 적응하려 애쓴다. 집안에서는 의견 충돌이 잦다. 더글러스는 문을 열지 말자고 주장하지만, 임신한 올림피아가 낯선 이를 들이자 위험한 상황이 닥친다. 식량이 떨어지자 말로리, 톰, 더글러스 등은 차 유리를 칠하고 센서에 의지해 마트로 향한다. 그곳에서 말로리는 새 세 마리가 든 새장을 상자에 담는다. 새들은 존재가 가까워지면 불안해하며 경고 역할을 한다.

 

집으로 돌아온 후 올림피아와 말로리가 동시에 아기를 낳는다. 그러나 곧 미친 생존자가 침입해 창문을 가린 신문지를 뜯어내 존재에 노출시키고, 올림피아와 다른 이들이 자살한다. 톰의 도움으로 말로리와 아이들은 살아남는다. 5년 후, 톰과 말로리는 외딴 집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생존한다. 라디오로 안전한 공동체 소식을 듣고, 그들은 강을 따라 떠나기로 한다. 톰은 미친 생존자들을 막으려다 존재를 보고 자살하고, 말로리는 홀로 아이들과 강으로 향한다.

 

강 위에서 그들은 폭풍우와 급류를 만난다. 말로리는 한 아이에게 눈을 뜨라고 요구하지만, 둘 다 거부한다. 숲속에서 존재의 속삭임이 들리고, 말로리는 아이들을 지키려 분투한다. 결국 새소리를 따라 공동체에 도착한다. 그곳은 맹인 학교로, 생존자들이 눈을 감지 않아도 안전하게 지낸다. 말로리는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이름을 지어준다—톰과 올림피아—and 새들을 풀어주며 새 삶을 시작한다.

영화 의미와 평가 

버드박스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통해 인간의 생존 본능과 모성의 힘을 탐구한다. 존재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선택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공포를 증폭시킨다. 말로리의 여정은 냉소적인 태도에서 아이들을 위한 헌신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모성이라는 주제를 단순히 감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생존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 성장을 그린다. 수잔 비에르의 연출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감정의 깊이를 놓치지 않으며, 시각적 제약을 긴장감의 도구로 활용한다.

 

산드라 블록은 말로리의 강인함과 연약함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을 이끈다. 존재의 모호함은 공포를 강화하는 동시에 이야기를 독특하게 만든다. 로튼 토마토 64%, 메타크리틱 51점으로 평단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넷플릭스 공개 28일 만에 4500만 시청을 기록하며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으며, 독특한 설정과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감독과 배우

수잔 비에르는 버드박스로 할리우드에서 주목받았다. 덴마크 출신으로 애프터 더 웨딩 같은 감정적 드라마로 유명한 그녀는, 이 영화에서 공포와 인간성을 결합했다. 그녀는 대사보다 분위기와 시각적 제약으로 이야기를 풀며, 보이지 않는 존재를 통해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비에르의 연출은 생존자들의 갈등과 말로리의 내면 변화를 섬세하게 조명한다.

 

산드라 블록(말로리)은 냉소적 태도에서 모성으로 변모하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연기한다. 그녀의 강렬한 눈빛과 절박한 목소리는 관객을 사로잡는다. 트레반테 로즈(톰)는 말로리의 든든한 조력자로, 따뜻함과 용기를 보여준다. 존 말코비치(더글러스)는 까칠한 생존자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이들의 연기는 비에르의 연출과 조화를 이루며, 영화의 감정적 무게를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