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에서 피어난 가족 이야기
미나리는 2020년 1월 26일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정이삭 감독의 드라마로, 1980년대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아칸소 이주를 그린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가 출연하며,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가족의 회복력과 정체성을 탐구한다. 2021년 2월 12일 A24를 통해 극장 및 VOD로 개봉했으며, 600만 달러 예산으로 1500만 달러 이상 수익을 올렸다.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섬세한 연출과 보편적 감동으로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미나리 줄거리
영화는 1983년, 한국계 이민자 제이콥 이(스티븐 연) 가족이 캘리포니아에서 아칸소로 이사하며 시작된다. 제이콥은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해왔지만, 이제 50 에이커 땅에서 한국 채소를 재배해 달라스 상인들에게 팔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 한다.
그는 비옥해 보이는 땅을 보며 낙관하지만, 아내 모니카(한예리)는 낡은 이동식 주택과 외딴 위치에 실망한다. 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심장 질환을 앓는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는 새 환경에 적응하려 한다. 모니카는 병원과의 거리와 외로움을 걱정하며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제이콥은 물을 찾는 지하수 탐지자를 거부하고 스스로 선택한 곳에 우물을 파지만,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괴짜 폴(윌 패튼)의 도움을 받아 농사를 시작한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생계를 위해 근처 양계장에서 병아리 감별 일을 한다. 제이콥은 빠르고 정확한 솜씨로 인정받지만, 농사에 더 몰두한다. 모니카는 아이들 안전을 걱정하며 다투고, 데이비드와 앤은 부모의 싸움을 들으며 "싸우지 마세요"라 쓴 종이비행기를 날린다. 데이비드가 심장 질환을 앓고 있어 부모는 그에게 뛰지 말라고 자주 주의를 준다. 모니카는 외로움을 덜기 위해 엄마 순자(윤여정)를 한국에서 모셔온다. 순자는 미나리 씨앗과 한국 음식을 들고 도착한다. 데이비드는 "할머니 냄새가 이상하다"며 순자를 피하지만, 그녀는 화투와 레슬링 시청으로 아이들과 친해진다. 순자는 데이비드를 개울가에 데려가 미나리를 심으며 "이건 어디서나 잘 자라"라고 말한다.
제이콥의 우물이 마르고, 그는 카운티 물을 돈 주고 끌어오지만 결국 집에서도 물이 끊긴다. 달라스 판매처가 주문을 취소하며 농사는 위기를 맞는다. 모니카는 캘리포니아로 돌아가려 하지만, 제이콥은 버틴다. 어느 날 밤, 순자가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그녀는 살아남지만 움직임과 말이 어눌해진다. 모니카는 순자와 데이비드를 데리고 캘리포니아로 가려 한다. 가족은 오클라호마시티로 가 데이비드의 심장 검진을 받고, 제이콥은 새 판매처를 찾는다. 의사는 데이비드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이콥은 모니카에게 농작물 성공이 가족 안정보다 중요하다고 인정하고, 둘은 감정적 대립 끝에 헤어지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오자, 순자가 쓰레기를 태우다 실수로 창고에 불을 낸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농작물을 구하려 뛰어들지만, 불길이 커져 서로를 구하고 나온다. 혼란 속에 순자는 떠나려 하고, 데이비드가 달려가 그녀를 막는다. 순자는 손자를 알아보고 손을 잡고, 앤과 데이비드가 그녀를 집으로 데려온다. 그 밤, 지친 가족은 바닥에 누워 함께 잔다. 시간이 지나, 제이콥과 모니카는 지하수 탐지자의 도움으로 새 우물터를 찾고 돌로 표시한다. 제이콥과 데이비드는 개울가로 가 풍성한 미나리를 수확하며, 제이콥은 "순자가 좋은 곳을 골랐다"고 말한다. 가족은 시련 속에 뿌리를 내린다.
영화 의미와 평가
미나리는 이민자의 꿈과 가족의 회복력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제이콥의 농사와 순자의 미나리는 낯선 땅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는 희망을 상징한다. 영화는 인종 갈등보다 가족 내부의 갈등과 화해에 집중하며, 보편적 공감을 끌어낸다. 제이콥은 물질적 성공을, 모니카는 안정과 가족을 우선하지만, 화재를 겪으며 서로의 꿈을 이해한다. 데이비드와 순자의 관계는 세대와 문화를 잇는 다리가 된다.
정이삭 감독의 연출은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한 진정성을 담는다. 미나리의 성장 과정은 가족의 여정을 은유하며, 느린 전개 속에서도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는 장애나 가난을 비극으로만 보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준다. 따뜻한 색감과 자연광은 아칸소의 풍경을 생생히 살려, 가족의 고단함과 희망을 동시에 담는다. 순자의 유머와 폴의 독특함은 무거운 이야기를 밝게 풀어낸다.
340만 관객과 선댄스 수상, 아카데미여우조연상으로 영화의 가치를 증명한다. 스티븐 연의 억눌린 낙관, 윤여정의 생기, 앨런 김의 순수는 관객을 끌어당긴다. 미나리는 이민자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겪는 삶의 여정을 그린다. 제이콥의 선택과 순자의 씨앗은 행복이 멀리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작은 순간의 소중함과 가족의 힘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한다.

감독과 배우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로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그는 개인적 이야기를 보편적 내러티브로 승화시키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섬세히 포착한다. 연출은 과장 없이 캐릭터의 감정을 드러내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스티븐 연(제이콥)은 꿈을 쫓는 남편의 고집과 따뜻함을 균형 있게 보여준다. 억제된 표정과 단호한 대사는 내면의 갈등을 깊이 전달하며, 가족을 위한 그의 집념을 생생히 담는다. 한예리(모니카)는 가족을 지키려는 모성애와 불안을 섬세히 연기한다. 그녀의 조용한 저항과 눈물은 모니카의 고독과 사랑을 절절히 표현하며 극에 단단함을 더한다. 윤여정(순자)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유머와 따뜻함을 오가는 그녀의 연기는 세대 간 화합을 이끌며, 영화의 심장 역할을 한다. 이들은 정 감독의 비전을 완성하며 영화를 잊지 못할 경험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