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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2018) - 자연과 함께하는 청춘의 쉼표

by My better life 2025. 3. 29.

도시를 떠난 작은 숲

리틀 포레스트는 2018년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드라마 영화로,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작품을 한국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김태리가 도시의 고단함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으로, 류준열과 진기주가 그녀의 오랜 친구로 출연하며, 문소리가 혜원의 엄마로 등장한다. 경북 의성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담아내며 자연과 음식, 우정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그린다. 임순례의 따뜻한 연출은 현대인의 피로를 위로하며, 힐링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리틀 포레스트 줄거리

리틀 포레스트는 겨울의 고즈넉한 시골 풍경으로 시작한다. 혜원(김태리)은 임용고시 삼수 끝에 또 떨어지고, 연애와 취업도 뜻대로 되지 않자 서울의 팍팍한 삶을 잠시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배고파서 내려왔어”라는 말처럼, 그녀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채우던 허기를 고향의 자연과 음식으로 달랜다. 집에 도착한 혜원은 엄마(문소리)가 떠난 빈 집을 마주하고, 홀로 텃밭을 가꾸며 생활을 시작한다.

 

곧 오랜 친구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이 혜원을 반긴다. 재하는 도시의 치열한 회사 생활을 버리고 귀농해 농사를 짓고 있고, 은숙은 은행에서 일하며 고향에 남아 있다. 셋은 어린 시절처럼 농사일을 돕고, 막걸리를 나누며 수다를 떤다. 봄이 오며 혜원은 봄동 된장국과 아카시아 튀김을 만들고, 엄마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엄마는 혜원이 수능을 치른 후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떠났고, 그 기억은 혜원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여름이 되자 혜원은 콩국수와 오이 소면을 준비하며 더위를 이겨낸다. 은숙과는 회사 생활에 대한 의견 차로 다투지만, 크림 브륄레를 만들어 화해한다. 재하는 혜원에게 은근한 호감을 보이며, 셋의 우정은 깊어진다. 가을에는 곶감을 만들고, 태풍 속에서 농작물을 지키며 서로를 의지한다. 재하는 농사에 대한 열정을, 은

숙은 도시로 떠날 결심을 드러낸다. 혜원은 엄마의 감자빵 레시피를 발견하고, 엄마가 자신을 떠난 이유를 조금씩 이해한다.

겨울이 다시 찾아오고, 혜원은 수제비와 배추전을 만들며 따뜻한 시간을 보낸다. 그녀는 엄마가 자신에게 삶의 뿌리를 심어주려 떠났음을 깨닫고, 고향에서 보낸 1년이 실패가 아닌 쉼표였음을 느낀다. 재하와 은숙에게 쪽지를 남기고, 혜원은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영화는 혜원이 떠나는 뒷모습과 고향의 눈 덮인 풍경으로 끝난다. 그녀는 자연과 친구들 속에서 자신을 되찾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영화 의미와 평가

리틀 포레스트는 현대 청춘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힐링 영화다. 도시의 경쟁과 속도감에서 벗어나, 자연의 순환 속에서 삶을 재정비하는 혜원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준다. 영화는 귀농을 낭만화하기보다,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추억과 관계를 잇는 매개체로, 사계절의 변화는 삶의 순환을 상징한다.

 

임순례의 연출은 과장 없이 잔잔하며, 자연의 소리와 풍경으로 감정을 채운다. 김태리의 맑고 섬세한 연기는 혜원의 내면을 잘 드러내고, 류준열과 진기주의 풋풋한 케미는 우정의 따뜻함을 더한다. 사계절을 실제로 촬영하며 텃밭과 논을 직접 가꾼 노력은 영화의 진정성을 높인다. 

 

영화는 1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고, 로튼 토마토 93% 평점을 받았다. 2018년 청룡영화제 5개 부문 후보,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러닝타임 103분은 느긋하게 흐르며, 관객에게 여백을 준다. 리틀 포레스트는 자극적인 드라마 대신 평온함으로 위로를 건네는 드문 영화다.

 

리틀 포레스트 스틸컷

감독과 배우 

임순례는 리틀 포레스트로 청춘과 자연을 따뜻하게 조명하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후 힐링 드라마의 대가임을 입증했다. 그녀는 일본 원작의 요리 중심 이야기를 한국 청춘의 고민으로 재구성하며, 사계절의 리듬을 섬세하게 담았다. 연출은 과감한 전개보다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김태리(혜원)는 맑은 목소리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도시의 상처를 안고 고향에서 치유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에게 위안을 전한다. 류준열(재하)은 소박한 매력으로 귀농 청년의 진정성을, 진기주(은숙)는 생기발랄함으로 친구 간의 갈등과 화해를 생동감 있게 그린다. 세 배우의 조화는 임순례의 연출과 맞물려 영화의 따뜻함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