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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 권력의 토끼굴 속에서

by My better life 2025. 3. 26.

애정인가, 지배인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18세기 초 영국 궁정의 화려한 복도에서 시작된다. 병약한 여왕과 그녀를 둘러싼 두 여인이 권력과 애정의 미로에서 치밀하게 얽힌다. 이 이야기는 욕망과 교묘한 조작의 삼각관계를 통해 인간 본성의 뒤틀린 면모를 탐색하며, 사랑의 가면 아래 숨은 야심을 해부한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데버라 데이비스와 토니 맥나마라의 각본을 바탕으로 연출한 이 영화는 코미디와 비극의 경계를 넘나든다. 앤 여왕의 변덕과 사라와 애비게일의 치열한 암투는 단순한 궁중극을 초월한다. 그들의 갈등은 권력의 토끼굴 속에서 펼쳐지며, 진정한 지배자가 누구인지 묻는다.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포스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줄거리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2018년 개봉한 풍자적 시대극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연출을 맡았다. 이야기는 1700년대 초, 프랑스와 전쟁 중인 영국에서 펼쳐진다. 앤 여왕(올리비아 콜먼)은 통풍과 건강 문제로 고통받으며, 정치는 관심 밖이다. 그녀는 17마리 토끼를 애지중지하며 잃은 아이들을 대신한다. 실질적 통치는 여왕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인 사라 처칠 공작부인(레이첼 바이스)이 맡는다. 사라는 강인한 성격으로 여왕을 보살피고 전쟁 자금을 늘리려 세금을 올리려 한다. 이를 반대하는 토리당의 로버트 할리(니콜라스 홀트)는 여왕에게 평화 협정을 요구하며 기회를 노린다.

 

어느 날, 사라의 사촌 애비게일 힐(엠마 스톤)이 궁에 도착한다. 그녀는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으로, 아버지가 도박으로 집안을 망치자 하녀로 전락했다. 애비게일은 겸손한 태도로 사라에게 접근하고, 여왕의 통풍을 완화하는 약초를 발라 호감을 얻는다. 사라는 처음엔 애비게일을 하녀로 쓰며 동정하지만, 곧 그녀의 야심을 눈치챈다. 애비게일은 여왕의 침실에까지 들어가 그녀의 신뢰를 얻고, 심지어 육체적 관계로 가까워진다. “그녀가 혀로 날 위로할 때 좋아요”라는 앤의 말에 사라는 충격받고, 두 여인은 여왕의 총애를 놓고 싸우기 시작한다.

 

사라와 애비게일의 갈등은 점점 치열해진다. 애비게일은 사라를 독으로 쓰러뜨리고, 여왕의 곁에서 입지를 굳힌다. 사라는 회복 후 애비게일을 협박하며 반격하지만, 여왕은 사라를 멀리한다. 애비게일은 할리와 손잡고 사무엘 매섬(조 알윈)과 결혼해 남작부인이 된다. 사라는 결국 궁에서 쫓겨나고, 애비게일이 여왕의 새로운 ‘최애’가 된다. 그러나 승리는 씁쓸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이다. 앤은 애비게일을 불러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하지만, 그녀가 토끼를 밟자 분노하며 권력을 되찾는다. 애비게일은 화려한 궁정 속에서 여전히 종속된 존재임을 깨닫는다.

 

영화는 세 여인이 얽힌 권력 게임으로 끝난다. 앤은 병약하지만 변덕으로 주변을 쥐락펴락하고, 사라는 모든 것을 잃고 궁을 떠난다. 애비게일은 승리했으나 자유를 잃는다. 화면은 토끼들의 뛰노는 소리와 함께 흐릿해지며, 권력과 사랑의 모호한 경계를 남긴다. 더 페이버릿은 웃음과 불편함을 동시에 주며, 누가 진짜 여왕의 여자였는지 고민하게 한다.

영화 의미와 평가

더 페이버릿은 권력과 여성의 욕망을 탐구한다. 제목은 여왕의 ‘최애’를 뜻하지만,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모호하다. 영화는 소비와 허영의 궁정에서 사랑과 조작의 경계를 허문다. 사라는 여왕을 지배하려 하고, 애비게일은 생존을 위해 올라선다. 앤은 연약함 뒤에 권력을 숨기며 두 여인을 쥔다. 이 삼각관계는 여성의 생존 전략과 인간성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마지막 장면은 승리의 공허함을 강조하며, 권력이 자유를 보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란티모스는 독특한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2018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고, 제작비 1500만 달러로 5천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로튼 토마토 93%로 호평받았고, 콜먼은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화려한 의상과 촬영은 시대극의 틀을 깨며, 피쉬아이 렌즈와 불협화음 악보로 불편한 분위기를 더한다. 일부는 역사 왜곡과 과도한 풍자를 비판했지만, 팬들은 여성 중심 서사와 연기

의 깊이에 끌렸다. 더 페이버릿은 코믹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 됐다.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스틸컷

감독과 배우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더 페이버릿으로 기묘함과 인간성을 결합한다. 그는 과장된 렌즈와 불안한 음악으로 궁정의 부조리를 강조하며, 관객을 불편과 웃음 사이에 둔다.

 

올리비아 콜먼은 앤으로 변덕과 연약함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그녀의 표정 변화는 캐릭터의 고통을 완성한다. 레이첼 바이어스는 사라로 강인함과 취약함을 오가며, 권력의 무게를 보여준다. 엠마 스톤은 애비게일로 순진함에서 교활함까지 변신하며, 영화의 긴장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