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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 날카로운 유머와 수수께끼의 향연

by My better life 2025. 3. 29.

가족이라는 미스터리

나이브스 아웃은 2019년 개봉한 리안 존슨(Rian Johnson) 감독의 미스터리 코미디 영화로, 전통적인 후드유닛(whodunit)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후드유닛은 ‘누가 했나?’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 추리극으로,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처럼 밀실 살인과 용의자들의 심리 게임이 특징이다. 이 영화는 그런 틀에 유머와 사회적 풍자를 더해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남부 억양의 명탐정 브누아 블랑으로, 크리스 에반스가 방탕한 손자 랜섬으로 출연하며, 화려한 앙상블 캐스트가 가족 드라마와 수수께끼를 펼친다. 뉴잉글랜드의 고풍스러운 저택을 배경으로, 트롬비 가문의 탐욕과 비밀이 날카로운 칼처럼 드러난다. 존슨의 유쾌한 연출은 관객을 웃음과 반전의 세계로 초대하며, 가족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낯선 음모를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나이브스 아웃 포스터

나이브스 아웃 줄거리

나이브스 아웃은 시대 배경을 설명하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저명한 미스터리 작가 할란 트롬비(크리스토퍼 플러머)가 85세 생일 파티 후 자택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그의 죽음은 자살로 보이지만, 남부 억양의 명탐정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등장한다. 영화는 뉴잉글랜드의 고풍스러운 저택을 배경으로, 트롬비 가문의 엉뚱하고 탐욕스러운 가족들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할란의 장녀 린다(제이미 리 커티스)는 부동산 사업가로, 남편 리처드(돈 존슨)는 불륜 의혹을 품고 있다. 아들 월트(마이클 섀넌)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아버지의 통제에 불만을 갖고, 며느리 조니(토니 콜레트)는 생활비를 훔치다 적발된다. 막내 랜섬(크리스 에반스)은 방탕한 삶을 사는 철부지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가족들은 할란과의 다툼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진짜 단서는 간호사 마르타(아나 드 아르마스)에게 있다. 그녀는 거짓말을 하면 토하는 체질로, 할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안다.

 

블랑은 익명으로 의뢰받은 현금 봉투를 받고 사건에 뛰어든다. 플래시백으로 드러나는 진실은 가족들의 거짓과 대비된다. 할란은 생일날 가족들과 충돌한 뒤 유언장을 바꿔 모든 유산을 마르타에게 남겼다. 그날 밤, 마르타가 실수로 약병을 혼동해 할란에게 모르핀을 과다 주사했다고 믿고 당황한다. 그러나 할란은 자신이 곧 죽을 거라며 마르타를 보호하기 위해 목을 그어 자살로 위장한다. 사실 마르타는 약을 잘못 주사하지 않았지만, 이 진실은 나중에 밝혀진다. 랜섬은 할란이 죽기 전 유산을 마르타에게 준다는 말을 듣고, 마르타를 함정에 빠뜨리려 약병을 바꿔치기했으나 계획이 어긋난다.

 

랜섬은 집사 프랜을 독살하고 마르타를 협박해 유산을 빼앗으려 한다. 블랑은 마르타의 순수함과 단서를 조합해 랜섬의 음모를 밝혀낸다. 마르타는 독극물 보고서를 통해 무죄를 입증하고, 랜섬은 체포된다. 영화는 마르타가 저택 발코니에서 트롬비 가족을 내려다보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녀는 탐욕에 찌든 가족 대신 유산을 물려받아 새로운 주인이 된다.

영화 의미와 평가

나이브스 아웃은 전통적인 후드유닛(whodunit) 장르에 현대적 유머와 사회 비판을 녹여낸 작품이다. 영화는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 계층 간 갈등과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트롬비 가족은 부와 특권을 당연시하며, 이민자 출신 마르타를 멸시하면서도 그녀에게 의존한다. 이 대비는 부자들의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마르타의 승리는 선함과 정직이 탐욕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한다.

 

리안 존슨의 연출은 장르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플래시백과 블랑의 추리는 퍼즐처럼 맞춰지며, 코믹한 대사가 긴장감을 완화한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과장된 남부 억양과 크리스 에반스의 반전 매력은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아나 드 아르마스는 마르타의 순수함과 강인함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심장 역할을 한다.

 영화는 북미에서 1억 6500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 3억 1200만 달러를 벌며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로튼 토마토 97%를 기록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2020년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나이브스 아웃은 미스터리 팬과 대중 모두를 만족시키는 드문 작품이다.

나이브스 아웃 스틸컷

감독과 배우

리안 존슨은 나이브스 아웃으로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애정을 증명했다. 그는 아가사 크리스티風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변주하며, 고전적인 후드유닛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유머와 사회적 메시지를 더한다. 그의 연출은 긴장과 웃음을 조화롭게 엮어 관객을 끝까지 몰입하게 하며, 가족 다툼과 탐정의 추리를 교차시키는 솜씨가 돋보인다.

 

다니엘 크레이그(브누아 블랑)는 제임스 본드와 다른 코믹한 매력을 선보인다. 남부 억양과 느긋한 태도로 블랑을 독특한 탐정으로 만들며, 사건을 풀어가는 재치를 유쾌하게 표현한다. 크리스 에반스(랜섬)는 캡틴 아메리카의 선한 이미지를 벗고, 냉소적이고 교활한 악역으로 변신해 반전의 재미를 준다. 두 배우의 호흡은 영화의 활력을 높이며, 존슨의 캐스팅 안목을 보여준다.